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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사람 마음을 읽는 경제학

by 피돈치드 2025. 6. 18.


경제학이라고 하면 왠지 수학 공식 같고, 딱딱하고, 숫자만 가득한 학문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그런데 여기,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경제학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관찰해서 “왜 그렇게 소비하고, 왜 그렇게 선택하는지”를 설명하는 경제학이죠. 바로 행동경제학입니다.

오늘은 이 행동경제학을 쉽게, 재미있는 일상 속 예시로 풀어보겠습니다.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내 지갑이 왜 자꾸 얇아지는지’ 그 이유도 알 수 있을지도 몰라요!

 

1. 전통 경제학 vs 행동경제학

 

먼저 간단히 비교해 볼게요.

전통 경제학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은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런데 사람들 실제로는 그렇지 않던데요? 감정, 편견, 습관이 더 큰 영향을 주던데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오늘부터 담배 끊으면 1년에 100만 원 아낄 수 있어요!”라고 말해도, 실제로 담배를 끊는 사람은 극히 드물죠. 이성보다 습관과 감정이 선택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2. 재미있는 행동경제학 사례들

 

✅ 디폴트 효과 (기본값의 힘)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장기기증 참여율이 90%가 넘는데, 다른 나라들은 20%도 안 되는 곳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본 설정(default)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참여율 높은 국가는: "장기기증에 동의합니다"가 기본값 → 따로 체크 안 해도 참여

참여율 낮은 국가는: "장기기증을 원하시면 체크하세요" → 사람들이 그냥 안 함

이처럼 사람들은 생각보다 ‘기본값’을 잘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험 가입, 앱 설정, 정기 결제 등에서도 디폴트 옵션은 매우 중요하죠.

---> 우리도 마케팅할 때 기본 선택지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고객 행동이 크게 달라집니다.

✅ 손실 회피(Loss Aversion)

사람들은 얻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에 훨씬 민감합니다.

예:
누군가 “지금 사면 1만 원 절약됩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지금 안 사면 1만 원 손해예요!”라고 말하는 쪽이 심리적 압박감이 더 큽니다.

실제로 마케팅에서는 ‘할인’보다 ‘손해 보기 전에!’라는 문구가 구매 전환율이 더 높습니다.

 

---> 이게 바로 행동경제학이 마케팅에 자주 활용되는 이유입니다.

✅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비트코인에 관심이 많다면, 그는 “비트코인은 미래다”라는 뉴스만 찾아보고, “위험하다”는 정보는 무시할 가능성이 큽니다.

---> 이런 편향은 투자 판단, 소비 선택, 정치 성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 닻 내림 효과(Anchoring Effect)

마트에서 세일할 때 이런 문구 자주 보셨죠?

"정상가 12,000원 → 지금 7,900원!"

사실 그 제품의 원래 가격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12,000원이 먼저 보이면, 그게 ‘기준점’이 되어 7,900원이 훨씬 싸게 느껴지는 거예요.

 

---> 이걸 '앵커링’이라고 합니다. 처음 제시된 숫자나 정보가 판단에 강한 영향을 미칩니다.

 

3. 행동경제학은 어디에 쓰일까?


🔸 마케팅
한정판, 타임세일, 카운트다운 마케팅은 모두 ‘희소성’과 ‘시간 압박’이라는 심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 정책
절세, 저축, 건강관리 등 국민 행동을 바꾸고자 할 때 행동경제학적 설계가 들어갑니다.
예: 연금 자동 가입, 음주 경고 그림, 에너지 사용량 비교 안내

🔸 소비자 보호
사기나 과장광고로부터 소비자를 지키는 정책도 행동경제학의 분석을 기반으로 설계됩니다.

 

4. 일상 속 나를 지키는 행동경제학 팁


쇼핑할 때 기준 가격에 속지 마세요. 진짜 필요하고, 그 가격이 합리적인지 따져보세요.

투자나 선택할 때 “내가 보고 싶은 정보만 보고 있지는 않은가?” 되돌아보세요.

쿠폰, 멤버십, 한정 할인 같은 마케팅에도 감정이 아닌 계획으로 대응하세요.

 

 

5.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정답은 의외로 많지만, 대표적으로 두 기업을 꼽을 수 있어요. 바로 아마존(Amazon)과 넷플릭스(Netflix)입니다.

✅ 아마존: "원클릭 구매"의 마법

아마존은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쇼핑 과정에 완벽하게 녹여낸 기업입니다.

디폴트 설정: ‘1-Click’ 구매 버튼을 누르면, 결제/배송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다시 확인하거나 생각할 틈도 없죠. 구매를 최대한 간편하게 만들어 심리적 저항을 줄입니다.

리뷰와 별점 효과: 수많은 후기와 별점이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데, 이것은 '사회적 증거(Social Proof)'라는 행동경제학의 대표적인 원리입니다.

번들 묶음: “이 상품을 구매한 사람은 이런 상품도 함께 구매했습니다.”
이건 프레이밍 효과와 권위 효과를 동시에 활용한 기법이죠.

✅ 넷플릭스: 당신이 나가기 위해 어렵게 만드는 설계
자동 재생 기능: 다음 에피소드가 자동으로 재생되며, 사람들은 "하나만 더 보자"를 반복합니다.
→ 이는 ‘선택 회피’ 심리와 디폴트 효과를 활용한 겁니다.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자신에게 맞춘 듯한 콘텐츠가 나오면 '확증 편향'이 강화되어 떠날 이유가 줄어듭니다.

정기 결제: 한 번 가입하면 해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게으름’을 이용한 전형적인 행동경제학 전략이죠. 이를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라고 부릅니다.

 

6. 내가 소비자일 때 행동경제학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습관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기업의 설계에 휘둘립니다. 하지만 몇 가지 습관만 익히면 나도 모르게 새는 돈을 막을 수 있어요.

✅ "사기 전에 24시간 룰" 적용하기
즉흥 구매는 감정의 산물입니다.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고 최소 하루를 기다려보세요.
하루만 지나도 “진짜 필요했나?”라는 생각이 들며 절반 이상의 구매가 줄어듭니다.

 

---> 이는 충동 억제 → 이성적 선택 강화를 의미합니다.

✅ "할인" 대신 "필요성" 기준 세우기
“세일이라 샀어”는 함정입니다.
원래 불필요했던 것이라면 70% 할인도 낭비입니다.

구매할 때는 항상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게 정가여도 내가 살 의향이 있었을까?”

---> 이건 프레이밍 효과에서 벗어나 이성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 자동결제 항목 3개월마다 점검하기
넷플릭스, 쿠팡, 각종 구독 서비스 등 자동결제는 우리의 게으름 편향을 노립니다.

3개월에 한 번씩 "내가 실제로 이 서비스를 얼마나 활용했는가?" 체크하고, ‘사용하지 않는 구독’은 바로 해지하세요.



마무리하며

 

행동경제학은 말 그대로 ‘사람의 행동’을 경제적으로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사람은 이성적인 동시에 감정적이고, 때로는 게으르고, 어떤 때는 눈치도 많이 봅니다. 그런 인간적인 면을 반영한 경제학이기에, 우리는 여기에서 더 많은 현실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할 때, 투자할 때,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혹시 내 심리가 나를 속이고 있진 않을까?” 한 번쯤 생각해 보세요. 그것이 바로 행동경제학을 생활에 적용하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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